폭력사건, 형사고소 진행 중 민사적 손해배상 청구

[VERITAS LAW OFFICE 법률서비스 소개] 폭력사건 등, 형사고소 진행 중 민사적 손해배상청구

 

● 폭력사건 피해를 당하여 형사고소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형사절차 진행 중에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민사소송은 형사절차가 종료된 후에 제기하여야 하는가요?   

[박준상 변호사님 답변] 

형사고소 과정 자체에서는 피해자가 직접적으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절차가 매우 제한적인 편입니다.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위하여 배상액을 받아 주는 곳이 아니다보니, 범인에 대한 혐의 규명이 1차적 목적이고, 피해자의 구제 부분은 부차적인 면이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검찰청에서 시행하는 형사조정이나, 범인에 대한 공소제기 후에 형사법원에서 시행하는 형사배상명령제도를 통하여 피해회복의 기회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형사조정의 경우, 범인이 이런 저런 이유로 합의를 거절할 경우 아무런 구속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형사배상명령의 경우에는 만약 범인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되더라도 구공판(징역의 구형을 전제로 한 정식기소)이 되지 않고 구약식(벌금형 부과를 위한 약식기소) 처분이 내려지고, 범인도 이에 대하여 달리 정식재판청구(약식명령상의 벌금 부과에 이의하여 재판을 열어달라는 요청)를 제기하지 않고 묵묵히(?) 벌금 납부를 하게 된다면, 배상명령절차 자체를 시작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 형사배상명령에 있어 구공판이 되더라도, 완전한 손해배상을 받기에는 많은 제약이 존재합니다. 폭력사건에서의 피해는 주로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침해가 많이 이뤄지고, 이 경우 유감스럽게도 후유장해가 발생하여 장래의 일실수입(장래의 예상소득에서 노동능력상실율을 곱한 금액) 손해가 있을 수 있고, 개호비나 장래의 계속적 치료비용 등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체침해에 관한 손해배상액 산정은 민사소송에서의 신체감정 절차를 통하여 후유장해 여부, 노동능력 상실의 정도, 향후 예상치료비 등을 확정해서 계산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형사배상명령 절차에서는 이와 같은 정밀한 손해배상 산정이 불가능합니다. 형사배상명령의 경우 개략적인 위자료나 이미 발생한 것이 명백한 손해(기왕에 발생한 치료비 등)만이 대상이 되고, 그 외의 복잡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범인과의 합의 가능성이 미약한 사건의 경우, 민사소송 절차를 병행하여야 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피해자 분들은 일단 형사절차가 전부 종료되어야만 그제서야 민사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혐의사실이 비교적 명확하여 범인의 무죄방면 가능성을 생각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형사절차의 종료 전이라도 곧바로 민사소송을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에 이르기까지는 아주 간단한 사건이라도 4-5개월, 그 외의 경우 7-8개월에서 1년까지도 소요될 수 있는데, 형사절차가 종료된 후에 민사를 시작한다면 이와 같은 민사 소요기간이 형사절차 종료시점에서부터 비로소 시작되어 시간적인 손실이 크게 됩니다. 

따라서 형사진행 중이라도 민사소송을 병행하여 제기한다면, 민사법원에서 민사사건에서의 판결이 형사판결과 모순저촉되지 않도록 형사절차의 판정결과를 기다리기는 하겠지만, 그 전에 할 수 있는 여러 증거조사(예컨대 피해자의 손해액 산정을 위한 신체감정 등, 신체감정의 경우 특히 소요기간이 3, 4개월까지도 소요되기 때문에 미리 진행하여 둘 수 있다면 좋습니다)를 다 마쳐두고, 형사절차의 결과가 확인되면 바로 이를 반영하여 속히 재판을 종결시킬 수가 있게 됩니다.

 

반면에, 형사절차 종료 후에서야 이러한 민사를 시작하게 된다면, 그 때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분쟁을 상당히 장기화시키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덧붙여, 민사소송을 병행진행하면, 민사 재판부에서는 피해자의 피해회복 문제가 주된 주제이기 때문에, 재판 진행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조정 등을 권유할 수 있어서, 형사절차에서 잘 진척이 없었던 합의 문제가 의외로 급물살을 타고 잘 마무리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민사절차의 진행 과정에서는 상대방의 범죄사실에 대한 규명 등을 위하여 피해자가 주도하여 법원을 통하여 각종 증거신청을 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다시 형사절차에 제출하여 상호 피드백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절차 진행 중인 과정이라도 민사절차의 병행적 진행이 필요하고, 매우 요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