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질문

[질문]

 

피고인들이 공동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여 당구장 3층의 화장실에 숨어 있던 피해자를 다시 폭행하려고 당구치는

기구로 문을 부수자 위협을 느낀 피해자가 화장실 창문밖으로 숨으려다 떨어져 사망 했다면 폭행치사죄가 성립한

다고 되어 있습니다. 90도1786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집에 돌아와 음독자.살 하기에 이른 원인이 강간을 당함으로 인하여 생긴 수치심과 장래에

대한 절망감 등에 있다면 그 자.살 행위가 바로 강간행위로 인하여 생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없으므로 강간을 한

피고인을 강간치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82도1446

제가 이 판례를 왜 궁금해 하는지 전문가들께서는 아시리라 믿습니다.

강간에 의한 당연한 결과가 사망이라고 말할 순 없어도,

만약 유서에 준하는 증거력을 갖춘 증거에 강간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면 강간치사죄를 주

문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은 점.

그리고

비교하여 가져온 판례 90도1786는 비록 자.살과 강간의 예시는 아니지만, 유사한 인과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관적이지만 이 주관이 일반인의 시선이라고 생각도 합니다.

만약 90도 1786의 판례에서 피해자가 창문으로 도망치려다 사망에 이르지 않고, 집에가서 폭행을 원인으로 하는 두

려움과 수치심으로 자.살하였다면 폭행치사가 성립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폭행과 사망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하는 설명은 저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강간과 사망의 인과관계는

증거로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90도1786에서 폭행과 치사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여도 폭행과 치사의 고의가 다르다고 생각된다면 주문이

다르게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이 입장도 학설과 관련하여 전문가님들 입장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박준상 변호사님 답변]

 

형법상 인과관계를 따짐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인과성 뿐만 아니라 그 인과관계의 상당성(상당인과관계설)이나 인과관

계에 대한 객관적 귀속(객관적 귀속이론)이라 할 것인데, 이것은 결국 이런 저런 차이는 있지만 그 행위로 인한 결과

발생과 관련한 객관적 예견가능성의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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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 인과관계(이른바 '전자가 없으면 후자가 없다'는 조건설의 기준)를 생각한다면, 강간치사 혐의 관련 판례에서

도 강간 행위가 당초 없었더라면 피해자의 자살시도 및 사망의 결과도 없었을 것이고, 또한 피해자 본인도 자신의 죽

음이 강간행위로 인한 것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는 이상, 인과성이 인정이 됩니다.

​

그런데 형법상 책임을 물으려면, 그 인과관계가 상당성이 있는지 또는 그 결과에 대하여 자연적 인과관계를 넘어 피

고인에게 책임을 객관적으로 귀속시킬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하고, 결국 강간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수치심을 못 이

겨 자살을 결의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충분히 예상가능한 상황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위 판례는

그러한 객관적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기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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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강간치사죄는 결과적 가중범으로서 중한 결과의 발생에 대한 주의의무위반(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주의

의무위반은 결과발생에 관한 예견가능성 및 결과회피가능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역시 예견가능성을 요구하고 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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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범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자살에 이르는 것이 불가분적으로 수반되어 있다거나, 거의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일

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무언가 더 예견가능성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어야 사망의 결과 발생에 대

한 책임까지 귀속시킬 수 있었을 것인데, 해당 사례에서는 그런 것들에 대한 입증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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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대조판례로 예시한 위 폭행치사 건에 있어서는 가해자들의 폭행행위와 피해자의 도피행위 및 도피 중 추락이

시간적, 장소적으로 매우 밀착되어 있고, 폭력행위를 피하는 과정에서 실족하는 등에 의하여 사고가 발생하여 사상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점에 대하여는 일반적인 예견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과관계 등을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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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질문자가 가정적으로 물은 것이, 위 폭행치사 판례의 사실관계를 조금 뒤틀어, 피해자가 현장에서는 살아 있

었으나, 나중에 집에 돌아와 폭행 피해에 대한 울분, 수치심으로 자살에 이르게 되었을 경우의 인과관계를 물었는데,

정확한 답이 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판례의 취지 및 상당인과관계설의 입장에 의할 때, 일반적으로 폭행 피해를 이

유로 자살에 이르는 경우는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한 객관적 예견가능성이 없다 여겨져서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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